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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법령 개정됐다면 항상 신법 적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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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통사고 로펌 댓글 0건 작성일 2022-12-23 17: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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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후 법령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바뀐 경우에는 항상 신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법령 변경의 동기가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했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인 경우인 때에만 신법을 적용하는 이른바 '동기설'을 폐지해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2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A 씨의 사건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6420).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는 A 씨는 2020년 1월 혈중알코올농도 0.209%의 만취 상태로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2020년 6월 2심 선고 이후 같은해 12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전동킥보드는 자동차 범주가 아닌 '개인형 이동장치' 내지 '자전거 등'으로 새로 분류됐다. 이에따라 전동킥보드 음주운전도 자동차 음주운전처럼 법정형이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만∼2000 만 원이었던 종전과 달리 개정법에 따라 법정형이 2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낮아졌다. 이에 A 씨는 상고했다.



이 사건에서는 법률 개정과 같이 범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신법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舊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新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종래 대법원은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종래의 처벌 자체가 부당했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변경했을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봤다(62도257 등).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개정 법령의 취지가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신법(재판시법)에 따라야 한다며 종전 판례를 뒤집고 새로운 법리를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는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며 "이 규정들은 범죄 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법령이 변경된 경우 행위시법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유리한 재판시법을 적용한다는 취지임이 문언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문언의 명확한 개념과 다르게 종래 대법원 판례와 같이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위 규정들의 적용 여부를 달리해야 하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종래 대법원 판례는 법문에 없는 추가적인 적용 요건을 설정한 것으로 목적론적 축소해석에 해당하나, 피고인에게 유리한 규정에 대한 축소해석은 불가피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로 최대한 제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할 경우 이에 상응한 경과규정을 둘 수 있고,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의 의사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명문규정에 따라 가벼워진 신법을 적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조재연, 안철상 대법관은 형벌법규 자체가 변경된 원칙적인 경우이므로 행위시법을 적용한 원심 판결을 유지할 수 없어 파기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대법원 판결의 적정한 판단 범위와 필요성에 관하여 의견을 달리하는 별개의견을 냈다.



노태악, 천대엽 대법관은 법령의 유효기간이 문제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원심 판결을 파기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법령의 유효기간이 경과된 경우에 적용할 법리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령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변경된 경우 행위시법과 재판시법 사이에서 재판규범을 결정하는 기준에 관해 1960년대부터 장기간 형성·유지되어온 판례 법리(동기설)를 폐기하고 새로운 법리를 제시했다"며 "수범자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고, 행정청과 사법기관의 자의적인 법해석을 방지해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