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침범 등 이른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를 낸 당사자는 보통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합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 이 때에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나확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2017년 3월 전남 무안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70대 A씨는 교차로를 20여m 앞두고 중앙선을 침범해 좌회전하려다 마주오던 화물차와 부딪혔습니다.

골절상을 입은 A씨는 건강보험을 이용해 치료를 받았는데,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치료비로 지급한 보험급여 900여만원을 환수 조치했습니다.

공단은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거나 중과실 범죄에 원인이 있으면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국민건강보험법 규정을 환수 근거로 들었습니다.

A씨는 순간적 조작 실수나 판단 잘못을 고의 사고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며 환수를 취소하라고 소송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이른바 12대 중과실 사고에 해당할지라도 반드시 건강보험 급여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며 A씨의 손을 들었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건강보험법의 입법취지가 다르고 중앙선 침범 경위나 양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사고 장소가 평소 차량 통행이 드물고 차량 속도도 빠르지 않은데다,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한 거리가 짧고 A씨 나이 등을 고려하면 보험급여 환수가 위법하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연합뉴스TV 나확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