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분쟁조정위원회

차 주인 허락없이 무단 운전자가 모는 자동차에 동승한 사람들이 교통사고로 부상하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분쟁조정결과가 나왔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6일 자동차 주인 허락없이 무단 운전을 한 자동차에 동승한 교통사고 부상자들에 대해 보험사는 전체 손해액의 60%를 손해배상금으로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부상자들은 지난해 4월10일 경북 김천시 조마면 강곡리 59번 국도에서 무단 운전자가 모는 2.5t 영업용 트럭에 동승했다가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교통사고가 일어나 중상을 입었다.

무단 운전자와 2명의 동승자들은 트럭 주인이 경영하는 K산업에 근무하는 필리핀 산업연수생으로 회사 기숙사에서 생일 파티를 벌이다 술을 사러가기 위해 무단으로 트럭에 올라탔다. 

보험사는 트럭 탑승자들이 무단 운전 사실을 알면서 사고 차량에 동승했고 업무와 전혀 관계없이 술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 트럭을 운전했다는 이유를 내세워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이번 자동차 무단 운행이 사회 통념상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자동차 주인의 사후 승낙 가능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보험사는 보상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차 주인 허락 없이 무단 운행을 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 차 주인의 운행 지배와 운행 이익이 완전 상실되지 않았다면 차 주인은 피해자들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행 지배와 운행 이익이 완전 상실되지 않았다는 것은 차 주인의 평소 자동차 열쇠 관리상태와 무단 운전자와 차 주인의 인적 관계, 차량반환 의사 유무 등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통수단이 없는 외진 곳에 회사가 있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활용품 구입을 위해 무단 운전을 할 수 있으며 회사 입장에서 종업원 생일 파티는 사기 앙양 측면에서도 권장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 피해자들이 무단 운전을 무사히 마쳤을 경우 차 주인이 무단 운전을 사후 승낙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보험사는 차 주인의 배상책임 범위 안에서 보험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그러나 피해자들은 무단 운전자가 무면허 음주운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지하지 않고 사고 차량에 동승했기 때문에 전체 손해액의 40%를 책임져야 한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