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70㎞ 킥라니’ 불법 개조 전동킥보드, 처벌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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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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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속도제한 해제법 버젓이
마땅한 처벌 규정 없어 ‘위험천만’
이르면 상반기 입법… 혼란 불가피

“법정 제한속도가 25㎞인데, 풀고 제대로 즐기는 방법 알아봅시다.”

유튜브에서 ‘전동 킥보드’ ‘속도 제한 해제’와 같은 문구를 검색하면 나오는 최근 영상 속 발언이다. 시속 70㎞로 달리는 차를 추월하는 전동 킥보드를 제보한 영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상에는 “해제 방법을 알려줘서 고맙다”는 반응과 함께 “속도를 보고 너무 놀랐다”거나 “누구 인생 망치려고 제한을 푸는 것이냐”는 등 우려의 댓글들이 달렸다.

최근 개정된 도로교통법은 전동 킥보드를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하고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시속 25㎞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속도 제한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 등에서는 간단한 조작이나 개조를 통해 속도 제한을 푸는 방법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개정 도로교통법에 전동 킥보드를 개조해 속도 제한을 해제하는 것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 대부분은 지금으로서는 속도위반이나 음주운전 등만 처벌할 수 있다고 본다. 주관 부처인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 관련 처벌 규정은 도로교통법 외에는 없고, 불법 개조 처벌조항은 국회에 계류 중인 전동 킥보드 관련법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도로교통법이 아닌 자동차관리법을 적용하면 처벌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법무법인 엘앤엘의 정경일 변호사는 “자동차관리법의 ‘무단 해체·조작 금지’ 조항으로 처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동 킥보드는 ‘총배기량·정격출력 크기와 관계없이 1, 2명을 운송하기 적합한 이륜자동차’로서 자동차관리법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최고속도를 제한하는 장치를 조작하는 경우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자동차관리법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최근 판례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강혁성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전동 킥보드 음주운전 사건에서 “정격출력이 1㎾인 전동 킥보드는 적어도 자동차관리법으로는 이륜자동차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박원규 부장판사도 지난해 6월 비슷한 판시를 내놨다. 다만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는 “불법 개조를 기소한 사건의 판례가 나와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혼란스러운 상황은 ‘전동킥보드법’의 입법이 완료돼야 정리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개인형 이동수단 관리법’을,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11월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법’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모두 전동 킥보드 불법 개조를 처벌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두 법안은 오는 17일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원회의 공청회를 거쳐 병합심사를 받는다. 국회 관계자는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이라며 “상반기 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자창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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